1인가구를 위한 장보기 루틴 공개

1인가구를 위한 장보기 루틴 궁금하신가요? 마트 대신 '이것'! 풍요 속 빈곤을 끊고, 냉장고도 통장도 채우는 방법 지금 바로 공개합니다.

냉장고를 열면 늘 드는 생각: 풍요 속 빈곤

자취를 하면서 가장 역설적인 순간은 바로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다. 한두 주에 한 번씩 장을 보고, 마음먹고 요리도 자주 하는 편이지만 냉장고 속에는 유통기한이 지난 소스, 이미 시들해진 채소, 어디에 쓸지도 모른 채 사뒀던 식재료들이 가득했다.

오피스텔 1층에 있는 마트는 늘 산책 겸 들르는 장소였고, 배고플 때 마트를 지나치면 견물생심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이거 하나쯤 괜찮겠지?” 하고 카트를 밀다 보면 어느새 식자재가 넘쳐났다. 문제는 그 식자재를 다 쓰지 못하고 버린다는 것. 자취 냉장고의 현실은 ‘있는데 쓸 게 없는 상태’ 그 자체였다. 그때 느꼈다. “이젠 계획을 세우고 장을 봐야 할 때다.”

식비 줄이는 방법

내가 장보기 루틴을 처음 짠 건 자취 7년 차쯤이었다. 정확한 시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냉장고 안의 버려진 식자재들을 치우다가 문득 느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 그 후 나는 매주 일요일마다 일주일 식단표를 간단히 작성했다. 월~금 점심과 저녁을 기준으로 ‘어떤 재료가 필요한지’, ‘이미 집에 있는 건 무엇인지’ 정리했다. 그다음 딱 필요한 재료만 리스트로 작성해 장을 봤다.

마트 대신 전통시장 + 온라인 정기배송을 병행했다. 시장에서는 채소, 두부, 나물 같은 것을 소량으로 살 수 있어 불필요한 과소비를 줄일 수 있었다. 대신 자주 먹는 냉동식품이나 계란은 온라인 새벽배송으로 더 저렴하게, 더 간편하게 구매했다. 장보는 주기를 짧게, 횟수를 늘리고, 양을 줄이는 방식. 이 방식이 나에겐 가장 잘 맞았다.

정리까지 루틴에 포함

장을 보고 돌아오면, 예전의 나는 식재료를 그냥 냉장고에 밀어 넣기 바빴다. 결과는 명확했다. 뭐가 있는지도 모르게 쌓이고, 썩고, 버리기.

지금은 장을 본 후 정리까지 루틴에 포함한다.

  • 채소는 씻어서 키친타월로 감싼 후 지퍼백 보관
  • 고기류는 1인분씩 나눠 냉동
  • 양파, 대파 등은 미리 손질해 통에 담아 놓는다

이 작업이 10-15분이면 끝나는데, 식자재의 활용률은 23배 올라간다. 그 덕분에 요리할 때도 ‘귀찮음’보다 ‘편리함’이 앞선다. “이건 먹다 남기겠지” 하는 불안이 아닌, “이건 언제 어떤 식으로 먹을지 계획이 있다”는 안정감. 그게 결국 식비 절약과 연결된다.

통장은 차고, 냉장고는 알차고

루틴이 자리 잡으니 한 달 식비는 기존 30만 원에서 18~20만 원 수준으로 안정되었다. 특별히 뭘 참은 것도 아니고, 배달을 완전히 끊은 것도 아니다. 그저 불필요한 소비를 제거한 것뿐이다. 그리고 정말 놀라웠던 건, 이 작은 루틴의 변화가 나의 저축 패턴까지 바꾸었다는 것. 사실 내 꿈은 언제나 상급지의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지만, 악착같이 모은 식비 절약분, 그리고 다른 고정지출까지 함께 관리하면서 실제로 집을 매수할 기회가 생겼다. 그 출발점이 바로 냉장고 속의 변화였다는 게 지금도 신기하다.

마무리

자취하며 드는 식비,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모이면 적지 않은 금액이고, 그걸 줄이는 방식은 단순히 ‘아끼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 맞는 루틴을 만들고, 계획하고, 정리하는 것. 그게 진짜 ‘절약’이다. 자취 7년 차인 지금, 나는 마트보다 시장을 더 자주 가고, 계획 없는 장보기 대신 식단에 맞는 리스트 장보기를 선택한다. 냉장고 안을 채우는 건 식재료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건 결국 내 시간과 돈, 그리고 생활의 리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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